[인터뷰]93년 노포, 홈쇼핑 1등 상품으로 되살린 비결

관리자
2022-08-02
조회수 10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마포 역전회관은 93년된 노포(老鋪)다. 전라도 순천에서 시작해 용산을 거쳐 마포에 터를 잡았다. ‘역전’이라는 이름도 용산역 앞에서 가게를 시작한 데서 따왔다. 1960년대 기차를 타러 온 손님들은 역전회관(당시 역전식당)을 꼭 들렀다. 당시 손님들이 먹었던 것이 연탄불에 바싹 구운 불고기와 백반이다. 기차를 타는 손님들 옷에 혹여 고기 냄새가 밸까 바싹 구웠던 것이 지금의 대표 메뉴가 됐다.

이 대표 메뉴는 지난해 가정간편식(HMR)으로 재탄생했고, CJ오쇼핑 식품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바싹불고기 맛을 HMR로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 같은 성공 뒤에는 홈쇼핑 식품 전문가인 김정희 유웰데코 대표가 있다. 유웰데코는 브랜드를 홈쇼핑 전용으로 기획·마케팅·유통하는 식품 전문 미디어 커머스 기업이다.
1960년대 용산역 앞 역전회관(당시 역전식당)과 현재 마포 역전회관.(사진=역전회관)

지난 3일 서울 은평구의 유웰데코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CJ오쇼핑 상품기획자(MD)의 제안으로 역전회관 HMR을 기획하게 됐다”며 “처음에 역전회관은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분점이나 프랜차이즈도 내지 않는다며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홈쇼핑 HMR 사업에 자신이 있던 김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재차 설득했다. 김 대표는 “바싹불고기라는 이름으로 이미 여러 상품이 나오는데, 이 상품에 실망한 고객은 바싹불고기를 다시 찾지 않을 수 있다”며 “역전회관과 상관없이 바싹불고기의 상품 가치가 죽을 수 있다는 식으로 설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김 대표는 약 6개월간 홈쇼핑 상품화를 위해 개발에 매진했다. 이렇게 탄생한 바싹불고기 HMR은 2019년 11월 CJ오쇼핑에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최화정쇼’에서 바싹불고기는 1만 4400세트가 팔려나갔다. 목표 판매량을 277% 초과 달성했다.

지금은 역전회관 주인장이 오히려 김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표한다. 때마침 시도한 HMR로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를 넘겼기 때문이다. 유웰데코는 기세를 몰아 역전회관의 또 다른 시그니처인 명가갈비탕도 론칭했다. 갈비탕도 반응이 좋았다. 지난 7월 CJ오쇼핑 ‘강주은의 굿라이프’에서 갈비탕 제품은 1시간에 9억원어치가 팔렸다. 현재 두 제품의 합계 누적 주문금액은 165억원에 달한다.
김정희 유웰데코 대표(사진=CJ오쇼핑)
이 같은 성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25년간 홈쇼핑 한우물만 판 김 대표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국내 첫 홈쇼핑이던 삼구쇼핑(현 CJ오쇼핑)에서 1997년 식품 MD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김 대표는 NS홈쇼핑을 거쳐, 2007년 유웰데코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홈쇼핑에 진출하고 싶지만 이해도가 높지 않아 힘들어하는 제조업체를 보고 이를 연결하는 전문회사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웰데코의 경쟁력은 홈쇼핑 전용 제품 기획, 꾸준한 품질 관리, 트렌디한 커머싱 전략 등이다. 홈쇼핑 제품은 품질 구현, 가격 구성 등이 마트·온라인과 다르다. 한 번 만들 때 대량으로 제조하는 만큼 시장 예측도 필요하다. 바싹불고기도 이런 기획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김 대표는 “바싹불고기 특유의 감칠맛과 달고 짠맛을 구현하기 위해 4개월가량을 연구했다”며 “양념육이라서 빨리 개발한 것이고, 완제품 형태의 HMR은 8개월~1년이 걸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대기업까지 유웰데코에 자문을 구할 정도다. 김 대표는 “동원이나 일동생활건강 등 자본과 인프라가 있는 대기업도 홈쇼핑 수요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아서 문의를 해온다”며 “홈쇼핑은 수개월간 준비해서 대량으로 생산한다. 그래서 제조부터 기획·홍보까지 모든 걸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유웰데코는 홈쇼핑 시장만의 특성을 잘 파악해서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유웰데코가 자리 잡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제품은 2014년 만든 ‘본죽 장조림’이다.

김 대표는 “집 반찬으로 많이 먹는 장조림 제품은 유통기한이 짧아서 HMR이 없었다”며 “장조림을 고온 멸균처리해 유통기한을 1년으로 만들어서 판매한 것이 대박을 쳤다”고 했다.


유웰데코는 보다 다양한 노포와 협업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홈쇼핑에서 식품은 패션과 IT 상품에 밀려나는 추세였다. 하지만 ‘집콕’ 문화가 발달하면서 다시 HMR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집밥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체 메뉴를 HMR로 만들어 유통하고 싶다는 노포와 식품업체의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며 “건강한 식품을 소개하겠다는 의지로 노포 메뉴를 확장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집콕 문화의 확산이 예상됨에 따라 고급 차(tea) 상품도 추가 개발해 홈쇼핑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싹불고기(사진=역전회관)

출처: 이데일리, [인터뷰]93년 노포, 홈쇼핑 1등 상품으로 되살린 비결,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394006628948552&mediaCodeNo=257
0 0